일상생활/잡설

응, 그냥 있어

Page T 2018. 3. 10.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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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그냥 있어.


누군가

'뭐하냐?'

혹은 

뭐 할거냐?'

물었을 때 

내가 하고 있었던 건,

혹은

하고 싶었던 건,

어떻게 보면

비웃음거리 되기

딱 좋았던 행동들이었다.


그래서

'그냥 있다'고

답했다.


파워블로거가 되기 위해

블로그 강연을 찾아다녔고,

해외 창업을 위해

캄보디아로 시장조사를 하러 갔고,

인터넷 교육 사업을 위해

1인 창조 기업 센터에 입주했고,

1인 출판을 위해

열제본기 본드 표지 프린터 코팅지를 구매했고,

1인 제조를 위해

쓰리디 프린터 모임에 나갔고,

주식 투자를 위해

인터넷 은둔 고수들을 만났고,

비트코인 차익 거래를 위해

홍콩행 티켓을 예매했고,

유튜버가 되기 위해

영상편집을 배웠지만,

6 년 동안 다 실패했기에

'그냥 있다'고 대답했다.


내 사정을 아는 누군가가

'그냥 경력이나 쌓아 이 새끼야'

한심하다는 듯 내뱉는 충고에

뭐라 답할 수가 없었다.

보여줄 결과물이 아무 것도 없었으니까...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그래도... 유튜브가

'니 뻘짓이 완전 개뻘짓은 아니었다'며

위로해준다.


뒤에 0 하나 더 붙으면

페이스북에

자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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