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잡설

콘돔의 유통기한

Page T 2019. 8. 9.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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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ㄷ

 

때는 대학교 2학년 시절,

 

친구와 대학교 교정을 거닐다가

 

벤치 위 주인 없는 지갑을 하나 발견했다.

 

지갑 주인을 찾아줄 요량으로 지갑을 열어서 지갑 주인의 연락처를 찾아보았다.

 

지갑을 여기 저기 열어보고 있는데 갑자기 튀어나온 콘돔 한 개.

 

'콘돔'이 무엇인지는 알았지만

 

콘돔을 '왜 지갑에 넣고다니는지'는 이해가 안 됐던 나는

 

무식하게 한 마디 했다.

 

"이거 순 변태 놈이네?"

 

그러자 친구가 순 무식한 놈 다 보겠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콘돔이 지갑에 있는 이유를 나에게 설명해주었다.

 

"야, 너는 모르겠지만(...) 살다보면 갑자기 여자랑 자야되는 순간도 생기고 그러는 거야.

갑자기 타이밍이 딱 왔는데 콘돔 없어서 못하면 얼마나 빡치겠냐?

그렇다고 그거 한번 해보겠다고 허둥지둥 막 콘돔 사러 달려가는 거도 보기 좀 그래~

그래서 이렇게 미리미리 준비하는거야ㅋ"

 

나는 '인생을 살다보면, 여자와 갑자기 자야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그 이야기를 들은 다음 날

 

'나도 혹시(?)'하고 콘돔을 사서

 

통째로 가방 깊숙한 곳에 넣고 다녔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가방이 너무 해져서 가방 하나를 새로 산 후

 

해진 가방을 정리하는데

 

거기에 3년 전에 산 콘돔이 있더라.

 

갑자기 울컥 했다.

 

후...

 

'그래도 돈 주고 산 건데 새 가방에다가 집어넣자' 생각하고 콘돔을 집어들었는데

 

'유통기한 201X.XX.XX'

 

???

 

콘돔에도 유통기한이 있었다.

 

고무가 무슨 유통기한이 있나 했는데

 

암튼 있었다.

 

또 울컥했다.

 

 

 

그렇게 썩은 콘돔을 버리고

 

그 이후로 나는 콘돔을 사지 않았다.

 

그러다가 며칠 전 편의점에서 자일리톨사는데

 

콘돔이 보이더라.

 

 

 

왠지모르게 사고싶어서 샀다.

 

다시 꺼내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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