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잡설

조금 더 혼자인게 즐겁고 싶다

Page T 2013. 1. 31. 01:11
728x90
반응형




혼자 걷고, 먹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과의 교감에

특별히 열심을 쏟지 않았던 이유는


내가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나의 뒤를 든든하고 묵묵하게 지키고 있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었다


가족이라는 공간은 항상 

나의 자리를 남겨두고 있었기에


나에게 오는 전화가 없어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없어도

대수롭지 않았다


가족이라는 공간 안에서

내 할일을 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다 

아버지가 입원하시고

썰렁해진 집안 풍경이 익숙해질 무렵


의자에 혼자 걸터 앉았는데


혼자 있다는 사실이

새삼스레 다가오며

나의 등골을 서늘하게 했다


언젠가는 이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너무 간과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조금씩 균열이 가고있는 울타리를 보며


무너진 울타리 더미에서 

홀로 남겨져 있을 내 자신이 두려워진다


아직은


너무 이르다

조금 더 혼자인게 즐겁고 싶다


우리 가족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728x90
반응형

'일상생활 > 잡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뀐 것 없는 일 년  (0) 2013.06.22
스펙은 생각을 좀먹는다  (0) 2013.04.11
그럴 필요 없다  (0) 2013.01.20
근성이 중요하다  (0) 2013.01.16
18대 대통령 선거 후기  (0) 2012.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