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kinetickh.tistory.com>
'민생을 살리기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요즘 귀가 닳도록 듣는 말이다. '민생'이란 무엇인가? 문자 그대로 '백성의 삶'이다. 그렇다면 '민생을 살린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백성의 삶을 살린다.' 즉, 백성의 삶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준다는 뜻이다. 곧, 정치권에서 하는 말은 백성의 삶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주기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말인데, 도대체 무슨 규제를 완화한다는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출처 - 서울대학교 정신건강센터>
인간의 욕구와 심리를 분석할 때 흔히 언급되는 매슬로우의 5 단계 욕구 이론이 있다. 인간에게는 기초적 욕구부터 상위 욕구까지 다섯 단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욕구는 단계적으로 충족된다는 내용이다. 매슬로우에 따르면 '성욕, 식욕, 수면욕, 배설욕, 호흡욕' 등은 생리적 욕구로서 가장 기초적인 욕구이다. 이런 기초적 욕구들이 채워져야만 상위단계의 욕구를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인데,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무엇인가?
<출처 - 시사저널>
정부는 '청년들은 이나라의 역군.' '청년들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선전하지만 정작 뒤로는 청년들을 난민으로 만드는 주범인 학원 좋은 일만 하고있다. 미래의 역군이 되기 위해 기업에 들어가 일 좀 해보겠다는 젊은이들을 앞에 두고 손수 온갖 시험을 들여와 바리케이드를 쳐놓는다. 이 시험은 꼭 봐야 한단다. 토익시험 5 만원, 스피킹 시험 10 만원, 각종 자격증 필기시험 1 만원, 실기시험 2 만원. 교재비, 학원비, 차비는 이와 맞먹거나 많게는 수십배 이상이다. 먹고싶은 것이 있어도, 입고싶은 것이 있어도, 못 먹고 못 입어가며 숨 쉴 틈도 없이 공부하고 난 후 면접장 앞에서 그들에게 돌아오는 비수. '당신 인생에 스토리가 좀 없네.'
조금 어린 학생들은 나은가? 국영수 공부하기도 바쁜데 테마별로 나눠지는 대입전형에, 제대로 바꾸지도 못 할 거면서 입시제도는 매 년 바뀐다. 내가 학문을 공부하는 것인지 대입을 공부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안타까운 청춘만 책상머리에서 흘려보내다가 어느 순간 졸업이다.
취업해서 일하는 직장인들은? 주 5 일, 하루 8 시간만 일해도 꿈의 직장이라며 부러워한다. 여기나 저기나 어차피 착취당하는 인생, 돈이나 많이 받고 착취당하자며 대기업으로 불나방처럼 달려든다. 대기업에 안착한 나방은 그나마 다행이다. 불에 타버린 가여운 나방들은 2 차 기업, 3 차 기업으로 밀려서 아르바이트생 시급이나 다름없는 월급을 받는다. 그럼에도 일한다는 것에 감사하자는 마음으로 매일 아침 졸린 눈을 비비고 콩나물 시루같은 버스 안으로 향한다.
오늘 하루도 교과서에서, 학교에서, 집에서, 취업전선에서, 업무에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은 '민생'이다. 게임으로 좀 풀어보자 싶으면 '님, 열심히 뺑이 쳤지만 이젠 잘 시간이네요.'라고 말하며 게임을 차단시킨다. '아, 게임 못하면 언니들이나 한 번 보고 자지 뭐.' 클릭하면 KCSC가 나와서 허튼생각 말고 잠이나 자라고 경고한다. '그래 잠이나 자자' 생각하면 지금 '지금 니 성적에 잠이 오니? 지금 니 상황에 잠이 오니?' 환청이 들려온다. 그렇게 잠을 설치다가 다시 내일이 시작된다. 누구나 가지고 있고, 여력만 있다면 쉽게 해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매슬로우의 욕구 1 단계마저도 철저하게 막아버리는 나라에서 푼다는 규제가 도대체 무엇이고, 누구를 위한 것인가? 대한민국 0.1% 도 안되는 사업가들의 자아실현을 위해? 단통법, 여성전용 자전거 주차장 같이 말도 안되는 정책을 만들어내는 정책 결정자들의 허상뿐인 업무 과시욕을 위해? 그들이 말하는 민생의 '민'은 과연 어떤 민일까? 욕구의 상위 단계까지 모두 충족된 정치인이 바라본 '민'은 어쩌면 그들 눈높이에만 있는 '민'이 아닐는지. 결국, 그들이 내세우는 규제 완화는 소수'민'들의 자아 실현욕을 위한 정책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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