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마리키나 몰을 둘러본 후
다시 카티푸난 쪽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
그런데 너무 많이 걸어다녀서
다시 도보로 되돌아가기에는 힘에 부칠 것 같았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마닐라의 지하철은 노선이 3개 뿐이다.
노선이 없는 만큼 지하철은 사람들로 꽤 붐비는 편이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의 지하철은 말 그대로 지옥철이다.
출퇴근 시간대에 지하철을 타려면
지하철 2~3번 정도는 놓칠 각오를 해야한다.
다행히 내가 지하철을 타는 산톨란(Santolan) 역은
기점 및 종점이었기때문에
그렇게 사람들이 붐비지는 않았다.
(출퇴근 시간대가 아니기도 했고)
지하철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입구 쪽에 가방검사를 하는 가드들이 보였다.
'아 맞다!'
'필리핀에서 지하철을 탈 때는
소지품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있었다.
소지품 검사를 당한다는 게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뭔가 잊고 있었던 추억이 되살아나는 기분이어서
나름 기분 좋게(?) 소지품 검사를 당했다.
소지품 검사를 마친 후,
산톨란 역 안 쪽으로 들어가니
바뀐 게 하나도 없었다!
모든 것이 옛날 그대로였다.
지하철 티켓을 뽑는 발권기도 그대로였고
산톨란 역 복도를 지날 때마다 마주쳤던 'Train to Recto'라는 간판도 그대로였다.
승강장의 모습 또한 그대로였다.
정말 1도 바뀐 것이 없어서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코 끝이 찡해지기까지 했다.
나같은 여행자 입장에서는 옛날 그대로인 모습이 감동이었지만,
달리 보면
지금까지 필리핀 지하철 시스템에 딱히 발전이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니
약간 슬픈 마음이 들기도 했다.
승강장에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어차피 목적지가 1정거장 거리였기때문에
사람들이 많아도 상관은 없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부분이 날 짜증나게 했다.
지하철이 매우 늦게 도착했기 때문이다.
체감상 30분 가까이 기다렸던 것 같다.
'산톨란 역이 노선의 '기점'인데 도대체 왜 늦었을까?'
'아니면 배차간격이 원래 이렇게 길었었나?'
다시 한 번
필리핀의 교통 시스템에 한숨을 짓는 동안
기차는 카티푸난(Katipunan) 역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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