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잡설

설민석 욕 많이 먹네...

Page T 2020. 12. 22.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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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 강사 (이미지 출처: 구글)

 

 

요즘 TV에 많이 나오는 설민석 강사.

나 때도 수능 일타(이타였나?)강사로 유명했다.

요즘에는 공무원과 한능검 강사 + TV강사로 활동하는 것 같다.

 

시험용 한국사 수업은 잘 가르치는 것으로 아는데,

약간 깊게 들어가면 오류가 많이 생기나보다.

 

항상 '설민석'하면 까이는 게

학부가 '연극영화과' 출신이라고 까이는데,

출신으로 까이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내가 공부할 당시에도 다른 유명 역사 강사들이

설민석을 학벌로 까곤 했는데,

뭐, 금융공학한다고 다 주식 잘하는 게 아니듯이

사학과 나왔다고 다 역잘알은 아니고

사학과 못 나왔다고 다 역알못은 아니니까

출신학부를 이유로 설민석을 역알못이라고 까는 건

좀 억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근데, 문제는 설민석이 한국사의 범주를 넘어서

세계사 쪽으로 지평을 점점 넓혀간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사 자체도 범위가 너무 넓어서

내가 알기로는 제대로 된 '전문'의 영역으로 들어가려면

'한국 고대사'만 따로 수 십 년 공부해도 모자라다.

 

하지만,

설민석은 본인의 내실을 조금 더 탄탄히 다지면서 영역을 넓혀가야 했음에도

그러지 못하고

본인의 강의 영역만 너무 살벌히 넓혀버렸다.

영역을 넓히려면 최소한 감수라도 제대로 받았어야 했는데

최근 논란이 되는 모습을 보니

전문가의 감수도 제대로 못 받은 것 같다.

그리고 설민석 본인도
자신의 창작물 및 강의물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다.

 

설민석정도 되는 대형 강사라면

분명 본인의 연구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자료 및 창작물은 설민석 본인이 아니라

설민석 연구소 직원들이 만들어낼 것이다.

(물론 기본 얼개는 설민석이 구상했겠지만...)

근데 연구소 직원들이 자신만큼 역사를 잘 아는 사람들인가? 하면

그렇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렇기때문에
강사 스스로 시간을 쪼개서라도

본인의 이름을 걸고 완성한 창작물 및 강의물 검토를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다.

 

공손찬 관련 건 만해도 그렇다.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설민석이 '공손'찬을 모르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1. 삼국지에 공손 씨가 공손찬만 있었다면 헷갈릴 수도 있는데

공손찬 친족인 공손속, 공손범도 나름 인지도 있는 인물이므로 헷갈리기 힘들고

 

2. 일반 한국사 강의에서 단골 주제로 나오는

'부여주' 사건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 '천년지애'라는 사극에서

남부여의 공주 부여주의 이름을 '여주'로 불렀다가

역잘알들에게 대차게 까인 적이 있었다.

부여주의 성은 '부' 씨가 아니라 '부여' 씨이기 때문이다.

 

 

"나는 남부여의 공주 부여주다" (알면 준아재 or 아재)

 

 

'천년지애'는 거의 15년도 넘은 드라마인데

이 사건때문에 지금까지도 종종 까이고 있다.

당시만해도 퓨전사극은 '다모' 정도만 유명했을 뿐

('명성황후'도 퓨전으로 봐야 하나?)

다들 사실에 기반한 대하사극에 익숙해져 있던 상태라서

역조금잘알들도 이런 부분에 꽤 민감해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대하사극이 전부 사실에 기반했다는 것은 아니다)

 

암튼, 한국사 가르치면서 요런 부분을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아마도

공손찬을 '손찬이 형'이라고 표기한 것은

1. 책 검토를 제대로 안 했거나

2. 독자 편의상 '손찬'이 형이라고 부른 것은 아닐까? (이런 경우였다면 각주를 넣지 않은 것이 실수다)

생각해본다.

 

음...

 

너무 설민석 친화적인 의견일까?

 

근데 설민석 유형의 강사가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물론, 정확하지 않은 야사를 공중파에서 정사처럼 이야기하거나

'손찬이 형'처럼 기본적인 부분에서 오류를 범하거나 하면

지금처럼 문제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심어줄 수 있는 설민석의 능력은

매우 가치있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나는 처음에 최진기 세계사/전쟁사 강의로 세계사에 입문했다.

최진기 세계사가 재미있어서 주기적으로 다른 강의도 듣고 서적도 읽고 하며

세계사에 대해 나름의 지식을 쌓아갔고

지식을 쌓으면서 '내가 들었던 최진기 강의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꽤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런 사실들을 발견하면서

'뭐야 최진기 이거 쓰레기 강사였네???'

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물론 삽자루 선생님의 말을 들어보면 수업 외적으로 좀 문제가 있는 강사는 맞았던 것 같다...

But, 경찰에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냥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신기하고 즐거웠을 뿐이다.

최진기는 내가 그런 새로운 앎의 즐거움을 느끼는 데

공헌을 해주었던 강사였으므로

최진기 강사에게 고마운 감정이 있었을 뿐이지

딱히 나쁜 감정이 생기거나 하지는 않았다.

 

설민석 강사의 강의는

정식으로 들어본 적은 없고,

유튜브 클립 및 TV로만 가끔 보았지만

설민석도 이런 유형의 강사라고 생각한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진심으로 사과를 하고

조금 더 자신을 가다듬고 내실을 다진 후

앞으로도 좋은 강의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근데 설민석이 생각보다 심하게 까이는 것 같다.

옛날에 정치적인 발언을 했었나???

아! 이투스 건 때문에 더 욕먹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관련자료 링크

링크 보면 '아, 이건 좀...'이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결론적으로 설민석 강사도 최진기 강사와 마찬가지로 무혐의 처분을 받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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