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여기도 맛집이 있다며 들어가서 먹어보자고 했다.
회전 초밥 가게였다.
순간 후쿠시마 원전 유출 방사능 물고기가 생각났지만,
내가 먹는 물고기는 건강한 물고기일 것이라고,
혹시 방사능이 묻어있더라도 그 방사능은 좋은 방사능이어서,
나를 엑스맨에 나오는 초능력자로 만들 것이라고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메뉴판이 나왔고 맛있어보이는 초밥을 고르던 중
녹차같은 음료가 나왔다.
맛은 녹차 맛.
요리하시는 분. 장인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첫 초밥이 나왔다. 이거 하나에 이천 오백원 정도 했던 것 같다.
다섯 접시만 시켜도 만 이천 오백원ㅠ
근데 비싼 초밥도 있어서 다섯 접시에 2 만원 정도 했었던 것 같다.
한 입 먹어보니 역시...
원전이고 뭐고 아무 생각 안났다.
그냥 '다른 초밥은 어떤 맛일까?' 라는 궁금증과 함께
무의식적으로 다른 초밥으로 움직여가는 젓가락.
먹고, 먹고, 또 먹었다.
'이정도면 얼마를 내야하지?' 생각을 해보려고 하다가도
왠일인지 그냥 무시하고 먹었다.
먹어야만 될 것 같았다.
이미 죽어있는 생선 살과 밥알 덩어리일 뿐인데
자꾸 나를 유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유혹에 빠졌다.
핡..
쌓여간다...
맛있다...
먹다가 쌓여있는 접시를 보고 놀라서 한 컷 찍었다.
그리고 또 시켜 먹었다.
둘이 합쳐서 한 15~20 만 원 정도 나온 것 같았다.
내가 스무 접시;; 정도 먹고 걔가 열 다섯 접시인가 먹었다;;
원래는 내가 사려고 했는데, 돈이 없어서,
돈을 한 오천엔 정도만 보태줄 수 없겠냐고 말하려던 순간,
그녀의 지갑에서 나오는 신용카아드!
오 노노노노노노노노!!!
다메다메!!!
내가 낼거야!
했는데
친구는 기어코 자기가 내겠단다.
한국에서 도움 많이 받아서 고마웠다고
있는 동안에는 자기가 다 대접하겠단다 ㅠㅠ
오오오오...
이래서 스시녀라는 단어가 생긴건가?
스시값을 기어코 내려고 하는 스시녀!
픽업서비스 운전에 관광지 동행에 라면에 초밥까지!
감동 받았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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