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잡설

체화된 실패 유전자.

Page T 2015. 7. 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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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대 초반까지는

'하면 된다.'

'그까이꺼 뭐 별거야?'

하는 마음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갔다.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외적인 면에서 남들보다 뒤쳐지는 부분을 발견하더라도 주눅들지 않고

나름 당당하게 내 의견을 피력하며

주관을 가지고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순간

내가 노력이라는 것을 해도 되지 않는 것들이 하나 둘 씩 생기기 시작했다.


.


최근에 유튜브 업로드를 위해 프리미어로 제작해놓은 동영상 하나가 작살이 난 경우가 있었는데

나는 이것만은 꼭 고치리라는 일념으로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여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근 일주일 간을 동영상 수리에 골몰했다.


교보문고에서 동영상 인코딩 디코딩에대한 책들도 몇 권 독파하고

외국 VideoHelp 포럼 게시판 글도 취합하고

국내외 대형 포털 사이트의 자료도 모두 수집했다.


그리고 프로그램과 HEX 에디터를 이용해 수리 시도.


그런데 결과는

아얘 실행조차 되지 않던 영상파일 -> 실행은 되고 시간도 맞는데 검은 화면에 소리도 안나옴


이렇다. 


이번만큼은 정말 집요하게 파고들고 파고들어서 꼭 고쳐내고야 말리라 했던 영상파일은 
오늘 아침 shift+del 로 그냥 삭제해버렸다.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갈수록 복잡해져서 그런 것일까?

예전에는 블루스크린도 곧잘 해결하고 에디터를 이용해 버그도 상당 부분 고치고 그랬었는데

이제는 간단한 기술적 오류가 발생해도 뭐가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전혀 모르겠다.


.

컴퓨터 뿐이랴.
인생 전반적으로

너무 실패를 많이했다.


취업도 몇 백 번 이상의 서류탈락과 수 십 번 이상의 면접 탈락

수 십 번의 각종 자격증 고시 시험 실패

인간관계 여자관계 실패


등등...


성공의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실패의 기억은 생생하다.

심지어 현재진행형이다.


.


여튼, 이번 만큼은 정말 집요하게 분석하고 공부해서

완벽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그래 아직 내 콤퓨타 실력은 죽지 않았어! 크하하하!' 자기 위로라도 하면서

화석이 되어버린 성공 유전자를 복원시켜보려 했었다.

하지만 결국 동영상은 흔적도 없이 삭제된 상태.


짱난다.


또 실패해버렸어.


성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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