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시간이 다가와서 탑승게이트 쪽으로 걸어갔다.
탑승게이트 쪽에 거의 다 도착한 순간
비행기 탑승 안내방송이 나왔다.
마침 탑승게이트 입구 부근이어서 비행기에 빨리 오를 수 있었다.
비행기가 엄청 넓었다.
이렇게 넓은 비행기는 처음이었다.
공간도 널찍널찍해서 잠도 잘 오겠다 싶었는데
새벽 비행기였음에도불구하고
의외로 잠은 잘 오지 않았다.
비행기가 마닐라에 도착했다.
입국심사, 수하물 수령, 세관통과 절차를 마친 후 공항 로비로 나왔다.
공항 로비 바로 옆에 심카드 파는 곳이 있길래
가서 심카드 얼마냐고 물어보니까
1000페소(약 26,000원)를 달라고 했다.
안 샀다.
심카드는 로컬 편의점에서는 40페소(약 1,040원)다.
공항 안에 있는 은행부스에서 달러를 페소로 환전하면서
직원에게 여기서 카티푸난까지 가는 데 택시비가 얼마 정도 들 것 같은지 물어봤다.
은행 직원은 당황하는 표정을 짓더니
자기는 잘 모르겠다고, 일단 노란 택시는 타지 말고 흰색 택시를 타라고 말해줬다.
(노란 택시는 공항택시니까 비싸서 이렇게 말해준 듯 하다)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공항 밖으로 나왔다.
9년 만에 밟는 마닐라 땅이었다.
'잘 되면 다시 와야지' 생각하면서
미루고 미루던 필리핀 여행이었다.
하지만 '잘 되기'란 쉽지 않았고,
결국에는 '잘 되지 못한 상태'에서 마닐라 땅을 밟게 되었다.
다시 돌아와 감격스러운 마음과, 씁쓸한 마음이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멀리 흰색 택시가 보였다.
택시기사에게 "까띠뿌난?" 물어보니까 700페소를 불렀다.
600페소로 깎아달라니까 택시기사가 흔쾌히 깎아줬다.
흔쾌히 깎아준다는 게 뭔가 미심쩍었지만,
'일단 고정요금이니까 미터기 장난질은 치지 않겠지' 생각하며 택시에 올랐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냥 그랩(Grab, 동남아의 카카오택시) 어플을 사용하면 되는 거였다.
그랩을 사용하면 미리 요금이 책정된 상태에서 목적지까지 가는 것이기 때문에
기사가 미터기 장난질을 할 걱정도 없고
그랩 어플 자체에 있는 할인 쿠폰을 적용하거나 적립 서비스를 이용하면
훨씬 저렴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었다.
카티푸난에 도착하니 택시 미터기에는 430페소가 찍혀있었다.
미터기는 430페소인데 왜 600페소 받냐고 하니까.
택시기사가 "이건 그랩으로 했을 때 비용"이라고 600페소 달라고 하더라(...)
600페소 부른 게 아까워서 550페소로 하자고 흥정했지만
택시 기사 아저씨가 완고해서 결국 600페소를 모두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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