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영화감상

와이키키 브라더스 - 그래도 꿈 꿔야 한다

Page T 2014. 9. 1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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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로는 서울대를,

밴드로는 롤링스톤즈를,
가수로는 마이클 잭슨을
꿈 꿀 수 있는 최적의 시기.

바로 학창시절.

맨 몸뚱아리로
'나는 대통령이 될거야!' 외쳐도
'지랄하네' 라는 냉소를 흘리는 사람들 대신
'그래 우리 한 번 같이 세상을 뒤집어 보자!' 는 친구들이 있던 시절.

 

 

 

 


 

그들 모두는 활짝 웃으면서
지평선이 보이는 바다를 따라
꿈을 향해 함께 달려가기 시작한다.

.

하지만 그 꿈은 얼마 가지않아 
차가운 현실에 굳어버린다.

서로를 격려하던 파이팅은
'나는 이 길이 아닌가봐'
'다른 일을 찾아봐야겠어'
'미안하다'
자조, 후회, 슬픔섞인 고백으로 스러지고
젊은 날의 꿈도 함께 무대 뒤켠으로 퇴장한다.

그래도 가슴 뛰던 그 날의 꿈을 버리지 못해
계속 그 꿈을 붙잡고 맨몸으로 해변을 힘차게 달려가던 한 소년.

 

 

 

 


 

그러나 그 소년의 종착지는
사장님들 룸싸롱 난교파티 속 우스꽝스러운 인간 BGM.

.

꿈을 포기한 사람도
꿈을 좇던 사람도
모두가 불행한 세상.

분명 열심히 달려왔는데 
주위를 둘러보니
나와 함께 달리던 가족, 친구, 동료, 스승은 온간데없고
빚, 질병, 자글거리는 주름만 질기게 쫓아올 뿐이다.

 

 

 

 


 

 

그 허탈감을 마주했던 놈 중 하나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고,
아직 남아있는 녀석들은
자신의 미래로 다가올지도 모를 영정 사진 속 친구 모습에 불안하고 화나는 마음을 
애꿎게도 서로에게 지독한 욕설을 퍼부음으로서 풀어버린다.

 

 

 


 

우리네 인생은 이렇게 마무리 될 수 밖에 없는것인가?

누군가 '너 요즘 행복하니?' 물어보면

자신있게 '행복하다' 라고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이렇게도 없는 것일까?


자타칭 '행복전도사' 라는 사람도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한국.

OECD 자살률 1위의 왕좌에 8년 이상 군림하고 있는 이 나라에서

정녕 행복할 수는 없는 것일까?


대부분의 종교, 철학은 행복이고 뭐고 인생 자체에 그렇게 큰 의미를 두고있지는 않는 것 같다.

'모든 것이 헛되니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 솔로몬

'인생은 좌절과 지루함의 연속이니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면 좌절하고 원하는 것을 얻으면 지루해진다.' - 붓다

'희망은 없다. 그냥 버텨라' - 카뮈

'자살도 나쁘지는 않다.' - 쇼팬하우어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도

우리들이 꿈을 좇으며 하고싶은 일을 하고 살아가든

하기 싫은 남의 회사 일이나 하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든

두 경우 다 그닥 그렇게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을 인생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모두가 동의하는 이 별 볼 일 없는 삶에서


종교는

방황하지 말고 신을 믿으라 말하고,

철학자들은 자신의 철학을 설파하며 자신의 논리대로 살라 말한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도 영화 종반부에 넌지시

자신의 철학을 우리에게 던진다.


별 의미도 없고 행복하지도 않을 인생이겠지만,

그래도 '꿈' 하나 쯤은 가지고 있는 삶이 낫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영화 마지막에 오지혜(인희)가 부르는 '사랑밖에 난 몰라' 속 가사는

학창시절부터 중년이 된 지금까지 음악이라는 꿈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온,

'음악밖에 모르는'

이얼(성우)의 인생 그 자체를 표현한다.


'그대 내곁에 선 순간 그 눈빛이 너무 좋아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때문에 내일은 행복할거야

얼굴도 아니 멋도 아니 아니

부드러운 사랑만이 필요했어요 

지나간 세월 모두 잊어버리게

당신없인 아무것도 이젠 할 수 없어

사랑밖엔 난 몰라


무심히 버려진 날 위해 울어주던 단 한 사람

커다란 어깨 위에 기대고 싶은 꿈을 당신은 깨지 말아요

이 날을 언제나 기다려 왔어요

서러운 세월만큼 안아주세요

그리운 바람처럼 사라질까봐

사랑하다 헤어지면 다시 보고 싶고

당신이 너무 좋아'


이 무대에서 세 명은 처음으로

서로에게 편안한 눈빛과 엷은 미소를 교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꿈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얻게되는 소소한 행복이 아닐른지.


이렇게 영화는, 끝까지 기타를 놓지 않았던 이얼(성우)에게

노래 '사랑밖에 난 몰라'로 경의를 표하며

크레딧을 올린다.


이얼(성우)의 마지막 모습은

꿈과 사랑하기를 포기한

우리 주변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매일 아침 괴로운 신음을 뱉으며 마지못해 하루를 시작하고 있지는 않는지,

학교에서 소풍 가기 전 날 밤 설레고 들떠하던 소년의 마음은 어디로 갔는지.


그 마음을 되찾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시간에 녹슬어버린

그 시절의 꿈, 다시 한 번 꺼내어보자.


시를 쓰고, 기타 줄을 퉁기며

마음 구석 묻어두었던 어린 날의 꿈을 다시 한번 바라보자.


꿈이 있는 사람은

언제나 소년이요 청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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