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독서감상

향연 - 플라톤 (완: 2015-02-10)

Page T 2015. 2. 1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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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간단히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간은  좋은 것을 사랑한다' 라고?

-그럴 수 있을 거에요.

 

-그렇다면 거기에 한마디 더 붙여

'인간은 것을 소유하기를 사랑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거기에 '인간은 좋은 것을 소유하기를 사랑할 뿐만 아니라 영원히 소유하기를 사랑한다'

라는 말을 덧붙이면 어떨까요?

-그것 역시 덧붙여도 좋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말한 것을 종합해서 말한다면,

'사랑이란, 좋은 것을 영원히 자기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기를 원하는 것'이 되겠군요?

-옳은 말씀입니다.

 

소크라테스는 매우 수학적 논리적으로 상황과 주제를 분석한다.

(위 대화는 디오티마가 이끌어가는 대화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

 

일반 대중(大衆)은 어떤 현상의 본질보다는 그 현상에서 묻어나오는 느낌과 감정에 동요되는 경우가 많다.

그 느낌과 감정은 소피스트같이 교활한 식자나 언론에서 충분히 조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내가 예전에 아주 충격적으로 본 기사가 하나 있었다.

그 기사의 제목은 '성폭행범 무죄 판결.'

 

기사의 댓글은

'어떻게 성폭행범을 무죄판결을 할 수 있느냐'

'대한민국 법은 죽었다'

'판사 끌어내려라' 등등 이었는데,

기사대로 성폭행범이 무죄 판결을 받았으면

그 인물은 더이상 성폭행범이 아니라 그냥 범죄경력이 없는 일반인이다.

그럼에도 기사는 저런식의 기사제목을 내면서,

해당 남성을 마치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무죄를 받았다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리고 그 기사는 검색어 상단에 올랐다.

기자는 인센티브 받았으려나.

 

또 요즘 언론에 도배되는

'문재인, 박정희 이승만묘 참배.'

이것도 참 자극적이다.

'참배'

마치 일본의 '신사참배'를 연상시킨다.

이는 문재인이 '박정희와 이승만을 신으로 섬기고 왔다'는 뉘앙스를 풍기게 된다.

문재인은 전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표하기 위해 묘에 단순히 방문했을 뿐일텐데 말이다.

 

소크라테스를 다루는 책을 읽다보면

이런 말장난에 주의를 기울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의미없는, 혹은 의도적으로 꾸며진 문장을 제거하는 힘이 생기고,

문장의 이데아를 찾고자 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이것 만으로도 큰 발전.

 

.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의견을 철저하게 논리적으로 정렬해가는 모습을 보면

'언어에도 수학이 적용되는구나.'

깨닫게 된다.

'그래서 논리학이 나오고 논술이 나오는 구나'

깨닫게 된다.

 

수학, 논리학, 논술을 마음놓고 배우기에는 적당한 나이가 아니라서 조금 슬프다.

 

그래서 '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거구나.'

깨닫게 된다.

 

.

 

'나는 그날 밤을 소크라테스와 함께 지냈지만,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버지나 형과 함께 잤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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