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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아버지를 모신 추모공원에 갔다.
아버지 육신의 흔적이 남아있는 유골함.
그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울먹이며 유리 문을 만지작거리는 것 뿐.
아버지가 싫었고 부담스러웠던 적도 분명히 많이 있었다.
하지만 함 속 뼛가루로 변해버린 아버지 앞에서
그런 기억은 말끔히 사라진다.
단지, 내가 얼마나 아버지께 못난 자식이었는지만,
내가 얼마나 못해드렸는지만,
잔인하도록 집요하게 생각난다.
아버지를 조금 더 살갑게 대했더라면,
아버지 입원했을 때 조금이라도 더 자주 방문하고,
더 오랫동안 곁에 있어드렸더라면,
몇 분, 몇 초라도 더 행복해하시다가 돌아가셨을텐데,,,
아쉬움에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 누구보다 고생하고 아버지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하셨던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계셨다.
정말 내가 봐도 초인적인 능력으로 아버지를 간호하셨던 어머니인데,
그럼에도 못해드렸다는 미안함에 눈물을 흘리신다.
아직 죽음을 이해하기에 조금 어린 조카들은
외할아버지가 마법사였냐며 눈을 초롱거리고 있다.
있을 때 잘 할걸...
있을 때 잘 할걸...
왜 항상 떠난뒤에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지.
왜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지.
왜 그게 지겹다고 생각했는지.
안타까운 후회이지만,
후회를 반면교사로 삼아
내 자신에게, 어머니께, 더 나아가 친척, 친구, 지인들에게,
끝에 가서 후회가 남지 않도록,
잘해주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교훈이자
유언으로 생각하고
더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행동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른 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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