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기록/일본 35

후쿠오카, 키타큐슈 - 에필로그

사실 후쿠오카 키타큐슈를 보고 어떤 대단한 감동을 받은 것은 아니다. 물론 깨끗한 거리, 맛있는 음식, 친절한 운전자들, 남 신경 안쓰는 문화를 짧은 시간이나마 체험해보니 부러움이 생기긴 했다. 끊임없이 누군가의 눈치를 봐야하는, 뒤에서 빵빵거리는 놈들때문에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지금은 사라졌다지만 아직도 기억나는 의정부 306 보충대 쓰레기 백반, 그걸 음식이라고 팔고있는, 한국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질 정도니까. 하지만 그런 부러움은 TV를 봐도 느낄 수 있다. 명소라고 불리는 곳도 그렇다. 후쿠오카 타워는 철근 구조물일 뿐 모모이치 해변은 모래더미와 소금물일 뿐 돔 구장은 큰 건물일 뿐.. 차라리 남산 타워, 한강, 목동 야구장이 더 재미있다. 음식을 제외하면, 오히려 후쿠오카와 키타큐슈의 명소를..

키타큐슈 - 한국으로

새벽 6시에 일어났다. 친구와 친구 어머니는 벌써 일어나서 아침 준비를 하고 계셨다. 친구 아버지는 일 때문에 새벽 일찍 나가셨다고 했다. 아침은 핫케이크처럼 생긴 빵 종류였는데 이름은 모르겠다. 맛있었다는 기억 뿐. 나갈 시간이 다 돼서 한국에서 준비해온 선물을 드렸다. (유자차, 김 박스) 그러니 친구 어머니께서 자신도 선물을 준비했다며 목도리를 주셨다. 손수 뜨게질하신 것이라며 어머니께 드리라고 하셨다. 정말 받기만 하고 가는구나. 연신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친구 차를 타고 고쿠라 역으로 갔다. 고쿠라 역에서 곧 다시 보자는 인사와 함께 친구와도 헤어졌다. 그리고 급행 열차를 타고 하카타 역으로 갔다. 사실 완행열차인 줄 알고 탔는데 급행열차였다. 열차 돌아다니던 역무원 아저씨가 티켓을 보자고 ..

키타큐슈 - 친구의 남자친구

목욕을 끝내고 친구 집으로 돌아왔는데 친구와 친구 남자친구가 있었다. 친구 남자친구는 플로리다 출신 순혈 양키였다. 내가 일본에 오기 전부터 남친에게 나를 만난다고, 너보다 오래된 친구고, 3 년 동안 못보다가 딱 하루 만나는 거라고, 이야기를 계속 해왔는데도 고걸 못믿어서 집까지 쫒아왔단다... 오후에 DVD 샵에서 친구가 '남친이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 고 고민을 털어놔서 뭔가 이미지가 별로 안 좋았는데 또 갑자기 여친을 지키러(?) 집까지 찾아왔다고 하니 첫 인상이 안 좋을 수 밖에 없었다. 첫 인상은 '좀 잘생기긴 했지만... 여자 못믿는 쪼잔하고 키 작은 양키.' 였다. 그래도 친구의 남친이고 일본어도 원어민 수준으로 잘 한다는 브레인이고 나랑 대화도 곧 잘 되니 그냥 저냥 친근하게 이야기를 ..

키타큐슈 - 온천

친구 어머니께서 밥도 다 먹었고, 오늘 돌아다니느라 힘들었을테니 온천을 같이 가자고 하셨다. 핡,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친구 어머니 차를 타고 온천으로 출발했다. 차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바디랭귀지의 한계로 그리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한 때 부전공이 일본어였는데... 자괴감이 들었다. 꽤 오래 걸려서 온천에 도착했다. 티비에서 자주 소개되는 정통 온천은 아닌 듯 했다. 찜질방 느낌. 정문 인증샷. 건물 안에는 목욕용품을 판매하는 곳과 카페테리아가 있었다. 친구 어머니와 정해진 시간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온천 입장. 탈의실에 들어가자마자 앞이 증기로 안보였다. 1 미터 앞만 겨우 보일 정도였다. 굿굿. 다른 사람의 나체를 굳이 보지 않아도 된다. 매우 마음에 들었다. 목욕탕 ..

키타큐슈 - 친구네 집

친구네 집으로 들어갔다. 친구 아버지 어머니 다 계셨다. ㄷㄷㄷ... 처음에는 (당연히) 어색했지만, 다행히 친구 아버지가 '빅뱅의 승리를 좋아한다', '재미있는 녀석'이라고 하며 '승리라는 한국 연예인을 알고있냐'고 친근하게 먼저 말을 건네주셨다. 처음에는 승리의 일본 활동명으로 물어보셨는데. 활동명이 뭐였더라, 기억이 안남.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복부에 신호가 와서 화장실에 갔는데 샤워실이랑 화장실이 두 개로 나누어져 있었다. 화장실에 갔다 오니 내가 하루 묵을 방을 보여준다고 하셨다. 동생 방인데 이미 독립해서 나갔다고 한다. 2층 집임. 공부중? 이라는 뜻인가? 2000년 8월 27일에는 열공했을 것으로 추측되는 동생. 다시 주방겸 거실로 내려오니 친구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계속 뭘 주셨다. ..

키타큐슈 - 유니클로 & 일반 동네

대학교 탐방을 끝내니 저녁시간이 다 되었다. 저녁은 친구 집에서 먹기로 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유니클로가 보여서 잠깐 들렀다. 음... 옷이 많군... 깔깔이가 많았음. 옷에 그닥 관심이 없어서 한 번 둘러보고 나왔다. 유니클로를 나와서 다시 차를 타고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거의 다 도착. 마트에 들어가서 쇼핑 저녁 반찬거리 좀 사고 다시 차 타고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갔다. 드디어 친구 집에 도착.

키타큐슈 - 키타큐슈 대학교

친구가 자기가 다니는 대학교를 소개해주겠다고 했다. 기타큐슈 대학교 본관(맞나?) 내부 모습. 예전에 이화여대 구경시켜준다던 친구와 이화여대에 놀러갔다가 ECC라는 건물에서 길을 잃어버렸던 적이 있었다. 보여준다던 애가 나가는 출구를 못찾고 길을 잃어버려서 덕분에 ECC 곳곳을 원없이 돌아보았다. 왜 이 이야기를 하냐면... 기타큐슈 대학 내부 분위기가 이화여대 ECC랑 비슷해서 그럼. 물론 크기는 이화여대가 압도적으로 크다. 다른 각도로 촬영. 교무과? 엘레베이터에서 바라본 학교 밖 전경. 아사다 마오가 보인다. 대학교 댄스부 연습 장면. 친구가 자기도 댄스부였는데 취업준비때문에 잘 안간다고 함. 웬만한 규모의 대학교들은 저런 탑 모양의 건축물은 하나씩 쯤 다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천하대장군 지하여장..

키타큐슈 - 일본 초밥

친구가 여기도 맛집이 있다며 들어가서 먹어보자고 했다. 회전 초밥 가게였다. 순간 후쿠시마 원전 유출 방사능 물고기가 생각났지만, 내가 먹는 물고기는 건강한 물고기일 것이라고, 혹시 방사능이 묻어있더라도 그 방사능은 좋은 방사능이어서, 나를 엑스맨에 나오는 초능력자로 만들 것이라고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메뉴판이 나왔고 맛있어보이는 초밥을 고르던 중 녹차같은 음료가 나왔다. 맛은 녹차 맛. 요리하시는 분. 장인의 아우라가 느껴진다. 첫 초밥이 나왔다. 이거 하나에 이천 오백원 정도 했던 것 같다. 다섯 접시만 시켜도 만 이천 오백원ㅠ 근데 비싼 초밥도 있어서 다섯 접시에 2 만원 정도 했었던 것 같다. 한 입 먹어보니 역시... 원전이고 뭐고 아무 생각 안났다. 그냥 '다른 초밥은 어..

키타큐슈 - 드라이브

친구가 차를 몰고 왔기 때문에 키타큐슈 구석구석을 돌아볼 수 있었다. '혼다'산 소형차였는데 차 이름을 잊어버렸다. 신기했던 것은 친구가 운전 중 계속 상대방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스미마셍 하면서 꾸벅꾸벅 인사를 했다는 것. 왜 그렇게 인사를 열심히 하냐고 하니까 이렇게 해야 자기도 마음이 편하고 운전을 잘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일본에서 운전하면 스트레스 받을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았다. 일본인들의 이런 행동을 가식 예절이라고 까내리는 사람들도 많지만 일단 하는게 어디냐. 부러운 문화다. 친구가 무슨 항구처럼 생긴 곳에 차를 주차하며 내리라고 했다. 물도 깨끗하고 탁 트여있어서 상쾌한 기분이었다. 기타큐슈의 어딘가였는데 어디냐고 물어보지를 않아서 어딘지 모르겠음. 주변에 몰도 위치하고 있었다...

키타큐슈 - 일본 라면

친구가 자신이 아는 맛집을 소개해주겠다고 했다. 자판기같이 생긴 기계에 돈을 넣은 다음,메뉴를 고른 후, 버튼을 누르니 식권이 나왔다. 식권을 고르고 들어가니식당이 무슨 도서관처럼 되어있었다. 이렇게 폐쇄적인 식당은 처음이었다.친구랑 같이 왔어도 따로 라면을 먹어야 했다.주방장 얼굴도 안보임. 친구랑 같이 오면 좀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혼자 밥먹기 좋아하는 나로서는국내 도입이 시급하다는 생각. 라면이 나왔다. 나도 한국에서 많은 라면을 먹어봤다.인스턴트 라면부터 시작하여, 대학가, 학원가, 쇼핑가, 몰 등에서 전문 요리사가 만든 라면까지. 그리고, 일본 본토에서 맛보는 첫 일본 라면. 비쥬얼만 보았을 때는'역시 일본 라면은 푸짐하구나' 정도였는데, 국물과 함께 면이 한 입 들어가고 씹히는 그 순간 미스..

키타큐슈 - 고쿠라성 주변 신사, 쇼핑몰

박물관을 나와 조금 걸어가니 거대한 쇼핑몰이 있었다. 키타큐슈 '리버워크' 란다. 친구가 '곧 새해이고 하니 같이 신년운세를 뽑아보자' 고 해서 몰 맞은편에 있는 신사로 들어갔다. 저 앞에있는 빗자루를 흔들고 기도를 한 다음에 뒤에있는 자판기로 가서 운세표를 뽑았다. 일본어로 적혀있어서 친구에게 '무슨 뜻이니?' 물어보니까 그냥 좋은 뜻이라고, 자세한 것은 한국어 잘하는 일본인에게 물어보란다. 쩝. 운세를 뽑고 몸도 녹일 겸 쇼핑몰 안으로 들어갔다. 친구가 때밀이 수건을 샀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건데 이름이 기억 안남. 얘랑 같이 인사하면서 사진 찍고, 악수하면서도 사진 찍었다. 몰을 둘러보다, 사르르 배가 아파와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한국에도 익히 소개된 일본의 화장실 문화. 나도 삼각형으로 휴지를 ..

키타큐슈 - 고쿠라성 박물관

일단 고쿠라성 주위를 둘러보았다. '음... 이곳이 고쿠라성이군.' 생각하고 끝이었다. 이 지역과 얽힌 인물, 스토리, 역사를 모르니 특별한 감동이 있을리 만무했다. 분위기는 고즈넉하니 괜찮았지만 말이다. 최소한의 정보라도 얻어보고 싶어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다 일본어; 흔한 영어도 없다. '무슨 말이지?' 궁금해서 일본인 친구에게 물어보았지만 '영어로 설명해주기 힘들다.' 는 답변을 받았을 뿐이다. 옛날 무사들의 갑옷. '갑옷이구나~' 하고 넘어갔다. 그 다음 섹터로 가는데, 촬영금지라는 문구가 보여서 카메라를 집어넣었다. . . . 중학교 2 학년 시절, 매우 공부를 잘하던 동네 친구이자 학교 친구가 있었다. 방학 숙제로 그 친구와 함께 함께 미술관 견학을 갔었는데, 나는 표만 끊고 한바퀴 대충 돌고..

키타큐슈 - 고쿠라성으로

7시 반 쯤 일어났다. 씻고 짐 정리를 하고 나오니 8시가 조금 넘어있었다. 고쿠라역 주변 풍경은 예전에 꿈에서 보았던 거리 풍경과 비슷했다. 깡패들에게 쫒기는 여자애를 구해주는 그런 내용의 꿈이었는데 딱 저 길, 저 모습이었다. 갑자기 예전에 꾸었던 꿈이 생각나서 길에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친구를 만나기 위해 다시 고쿠라역으로 갔다. 육교 위에서는 은행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줄줄이 서서 여행용 화장지를 나누어주고 있었다. 역 안은 출근하는 사람들로 붐볐고 옆에 붙어있는 백화점은 이미 개점을 해서 본격적으로 고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서성이며 이곳저곳 둘러보았다. 서점, 음식점, 주류점, 다시 나와서 지하철 노선 표지판을 올려다보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 hey라는..

키타큐슈 - 모텔

역 주변을 간단하게 둘러보고 본격적으로 숙박 할 곳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돈을 아낄 요량으로 공용 목욕탕과 캡슐로 된 침대가 있다는 캡슐호텔에서 머물 생각이었다. 그런데 캡슐호텔 앞에 도착하니 구급차가 있었고 구급대원이 캡슐호텔 로비에서 숙박객으로 보이는 사람을 구급차 안으로 실어 옮기고 있었다. 갑자기 무서워졌다. 마음을 바꿔 일반 모텔에서 자기로 했다. 모텔은 4000에서 6000엔 사이였다. 중간인 5000엔 짜리 모텔로 들어갔다. 카운터 사장님과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서 방 까지 들어가는 데 10 분 넘게 걸린 것 같았다. 얼마인지 1인실인지 2인실인지 몇 호실인지 아침 밥을 먹을 건지 먹지 않을 건지 언제까지 나와야 하는지 부터 여권 맡기고 서류 쓰고 서명하는 것 까지 서로 온갖 손짓 몸짓을..

키타큐슈 - 고쿠라역 주변

키타큐슈에는 몇 년 전 한국에서 만났던 일본인 친구가 살고 있었다. 일본으로 놀러간다고 하니 꼭 키타큐슈로 오라고 했다. 그래서 갔다. 키타큐슈 까지 가는 기차 내부도 촬영을 많이 하고 싶었는데 베터리가 다 떨어져서 촬영을 하지 못했다. 아쉬웠다. 내가 하차한 역은 고쿠라역이었다.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간이어서 그런지 사람들도 별로 없었고 상점도 모두 문이 닫혀있었다. 밖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역 안에서 노숙을 할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좀 씻어야 될 것 같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해서 여관방이라도 잡을 요량으로 고쿠라역을 나왔다. 고쿠라역 주변은 유흥가였다. 시간은 늦었지만 불이 켜져 있는 가게도 꽤 있었고 모텔, 여관도 많이 있었다. 방을 잡기 전에 유흥가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늦게까지..

후쿠오카 - 하카타역 주변

후쿠오카 타워 일행과 같이 시내 구경을 하다가 저녁 때 즈음 해서 나는 따로 빠져나와 다시 하카타 역으로 돌아왔다. 필리핀에서 인연이 닿았던 일본 누님이 저녁을 사주기로 하셨기 때문이다. 역 주변은 크리스마스 장식과 캐롤 그리고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루돌프 장식을 한 꼬마 열차도 돌아다녔다. 아침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등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누나였다. 일하다 온 차림 그대로 급하게 온 것 같았다. 드디어 처음 제대로 아는 사람을 만났다는 생각에 나도 기쁨을 표하며 인사했다. 누나는 하카타역 안에 상당히 괜찮은 식당이 있다며 그 곳에서 저녁을 먹자고 했다.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니 식당이 많이 있었다. 그 중 한 곳을 찍으며 누나는 자신있게 입구로 걸어들어갔..

후쿠오카 - 후쿠오카 타워

모모이치 해변 바로 옆에는 후쿠오카 타워가 있었다. 입장료가 있어서 약간 고민되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라고 생각하며 들어갔다. 타워 안은 대부분 철제 구조물로 되어있었다. 몇 층 정도는 사무실이나 상점으로 쓰일 줄 알았는데 1층과 전망대 빼고는 구경할 곳이 없었다. 미모의 엘레베이터 누나가 한국말로 뭐라고 설명을 해 주셨다. 발음이 안 좋아서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적극적으로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열심히 끄덕인 보람인지 사진 촬영도 흔쾌히 응해주셨다. 전망대는 남산 타워 전망대와 비슷했다.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고 망원경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했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자물쇠 낙서질... 자물쇠 크기와 색이 일정하고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또 ..

후쿠오카 - 모모이치 해변으로

야후 돔 계단을 내려가는 길에 불상이 하나 있었다. 설명이 일본어로 적혀있어서 왜 이것이 여기 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야후 돔의 수호신 개념 아닐까? 라는 추측만 할 뿐... 만화 간츠에서 봤던 불상이랑 비슷하게 생겨서 그런지 싸움도 잘 하게 생겼고 건드리면 움직일 것 같았다. 내려가는 길 저 멀리로는 바다와 섬이 보였다. 야후 돔에서 조금 걸어 내려가니 해변이 나타났다. 여행 책에는 모모이치 해변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표지판에는 모모치라고 적혀 있었다. 어쨌든 해변이었다. 역시나 사람은 없었다. 원래 사람 없는 한적한 거리를 좋아하지만 정말 없어도 너무 없었다. 4월 부터10월 까지는 날씨가 괜찮기 때문에 해변에서 술 마시고 노래 부르고, 춤 추고, 수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한다. 12월에..

후쿠오카 - 호크스 타운 몰 & 야후 돔

야후 돔 야구장 바로 앞에는 Hawks Town(호크스 타운) 이라는 몰이 있었다. 야후 돔의 홈 구단 이름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따서 만든 몰 이라고 한다. 일본 최초의 개폐식 야구장 이라고 하니 후쿠오카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일 듯 하다. 몰 안을 구경하던 중 '여기서 담배는 빨 수 없습니다' 라는 흡연 경고 문구가 있었는데, '빨 수 없다'라... 어감이 좀... 미니 아이스링크장, 오락실 등, 많은 즐길거리가 있었다. 비시즌이라서 몰이 한산하다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일본 사람들도 많이 구경하고 싶었는데... 몰을 통과하여 밖으로 나오니 야후 돔이 보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한 바퀴를 쭉 둘러봤는데 모두 닫혀있었다. 지하에는 뭐가 있을까 하고 내려가 봤더니 주차장이 있었다. 야구 박물관..

후쿠오카 - 야후 돔으로 가는 길

주택가를 나와서 대로를 따라 쭉 걸어가다보니 저 멀리 돔 구장이 하나 보였다. 여행 책자에는 야후 돔 이라고 나와있었다. 돔 구장이 보이는 쪽으로 길을 따라 쭉 걸어갔는데 길이 담벼락으로 막혀있어서 월담을 했다. 월담을 하니 육교가 있었고 육교로 올라가니 익숙한 낙서가 적혀 있었다. 쓰레기 한 톨 없는 거리에 저런 글이 적혀있으니 뭔가 더 낙서적 가치가 있어보였다. 한 번 피식 웃어주고 갈 길을 갔다. 육교에서 바라 본 도로의 모습. 점점 가까워지는 야후 돔.

후쿠오카 - 주택가 주변 동네식당

주택가를 걷다가 맞은편 길에 식당이 하나 보였다 점심시간도 꽤 지났고 아직까지 먹은 것도 별로 없고 해서 저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한끼에 팔천원~구천원 정도였다. 칠백엔 짜리 돈까스 정식을 먹기로 했다. 식당 안은 깔끔했고 바깥 쪽에는 같이 먹을 수 있는 테이블, 카운터쪽에는 혼자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었다. 할머니랑 아주머니 두 분이서 요리를 하고 계셨다. 간장, 후추, 이쑤시개, 나무젓가락... 딱히 특이한 것은 없었다. 식당 벽에는 큰 액자 안에 뭐라고 적혀 있었다.(한문맹의 설움...) 식당 이곳 저곳을 눈으로 관찰하며 기다리던 중 드디어 돈까스 정식이 나왔다. 맛있지도 맛없지도 않았다. 평범했다. 일본에서는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도 기본 이상은 한다고 하던데 이 식당이 바로 그 기본 식..

후쿠오카 - 공원 밖으로

공원에서 더 이상 볼 것은 없겠다는 판단을 내리고 출구를 찾아 걷기 시작했다. 출구로 가는 길목에 난데없이 레스토랑 하나가 나타났다. 여기서 점심을 먹을까 잠시 생각하다가 그냥 공원 바깥에 있는 다른 식당에서 먹기로 결정했다. 임대 광고를 하고 있는 아파트가 보였다. 저런 아파트 하나 빌려서 일본에서 몇 개월 정도 살아보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오호리 공원을 나오자마자 분홍색 중국집이 보였다. 중국집이 분홍색인 것은 처음봤다. 미스터 도넛도 있고 학원 등등 뭔지 모를 여러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본인들의 일상 풍경을 감상하기 위하여 주택가 쪽으로 들어갔다. 일본인은 없고 풍경만 있었다. 거리는 정말 깨끗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낡고 허름해 보이는 집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숙사 처럼 보..

후쿠오카 - 오호리 공원 정자

다리 건너편에는 정자가 하나 있고 다리를 건너 정자로 가는 길에는 나무가 우거진 정원도 있었다.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 한 쌍이 정원 숲 길을 거닐고 있었다 녀석들... 나무 사이로 고즈넉이 놓여있는 정자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지붕이 옛날에 일본인들이 쓰고 다니던 삿갓 같은 모양이었다. 난간부터 정자까지는 크리스마스 조명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지붕에도 주렁주렁 밤에 왔으면 더 예뻤을 텐데 아쉬움이 남았다.

후쿠오카 - 오호리 공원 내부

호수(강 일수도 있다) 쪽으로 걸어갔다. 몇몇 사람들이 호수를 바라보며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호수를 가까이서 바라본 첫 느낌은 역시나 또 '깨끗하다' 였다.흔한 종이조각 하나도 떠다니지 않았다. 새와 물고기들만 유유히 호수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쾌적한 환경에서 자라는 새와 물고기들이라서 그런지 토실토실하고 반짝거려보였다. 더 가까이서 보고 싶었다. 호수를 가로지르는 큰 다리를 타고 새에게 다가갔다. 무심한 표정이 매력적이었다. 이름이 무엇일까? 알림판에 적혀 있었는데 일본어라서 읽지는 못했다. 한참동안 새와 물고기를 감상했다. 평화로운 호수의 풍경이었다.

후쿠오카 - 오호리 공원으로

오호리 공원으로 가기 위해 덴진 역에 내려서 하카타 역 반대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공항선)을 탔다. 오호리 공원 역 3번, 6번 출구에 Ohori Park가 있었다. 출구로 나오니 중층 빌딩과 아파트가 많이 있었다. 차도 제법 도로를 달리고 있었고 추운 날 인데 자전거 타고 다니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바로 왼편에는 오호리 공원이 있었다. 그런데 사람이 없었다. 일본 만화에서 보던 체육복을 입은 여고생은 아니어도 파워 워킹하는 아주머니 정도는 계실 줄 알았다. 공원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보기로 했다. 벤치 위 노숙자 발견! 산책 중인 할아버지 발견! 까마귀 발견! 사람, 동물 합쳐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3개의 생명체를 발견했다. 놀이터에 한명 쯤은 있을 듯 한데 없었다. 뒤편에 보이는 건물은 불이 켜져있..

후쿠오카 - 다자이후 특산품 우메가에모치

다자이후 역으로 되돌아가는데 가게마다 삼삼오오 짝지어 무엇인가를 사먹는 학생들이 보였다. 가게는 달랐지만 다들 똑같은 것을 손에 들고 있었다. 이곳의 특산품인 것 같았다. 그래서 한 개 사 먹어보기로 했다. 묶음으로 파는 것은 비싸서 100엔 내고 한 개만 샀다. 빵 같기도 하고 떡 같기도 하게 생긴것을 받아들었다. 뭔지는 몰라도 먹음직스럽게 생겼었다. 겉을 씹으니 약간 바삭했다. 조금 더 씹어들어가니까 떡의 질감이 느껴졌고 그 후에는 팥의 단 맛이 났다. 전체적으로 가루를 입혀서 구워낸 찹쌀떡 같았는데 찹쌀떡 만큼 달지는 않았고 찹쌀떡 보다는 조금 더 부드럽게(혹은 밋밋하게) 씹혔다. 맛에 감동받아서 다시 사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다자이후 역으로 돌아가니 기차가 출발하기 까지는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있..

후쿠오카 - 다자이후 내부

안으로 좀 더 들어가니 호수가 있었다. 물은 더러워보이진 않았다. 금붕어도 서식하고 있었다 다리를 거의 다 넘어가니 멀리 사당이 하나 보였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다. 다자이후의 중심부인 것 같았다. 사당으로 가는 길 옆에는 박물관으로 추측되는 건물이 있었는데 닫혀있었다. 사당 입구 바로 앞에 손을 닦는 곳이 있었다 사당에 들어가기전 자신의 몸을 경건하게 하는 상징적 행위가 아닐까 생각했다.성수(聖水)처럼 말이지. 사당 안에는 두 남녀가 사제를 앞에두고 뭔지 모를 의식을 하는 중이었고 사당 바로 앞마당에서는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사당 양 옆으로는 신들린 누나들이 무서운 눈빛을 하고 부적같은 것을 팔고있었다. 비쌌다. 나무조각 하나에 만원돈이었다. 역시 돈을 많이 버는데에는 장사가 최고라는 생각이..

후쿠오카 - 다자이후로 들어가는 길

카메라를 찾으려고 몇 분 간 가방을 뒤적거렸다. 점퍼 안주머니에 있었다는 것이 함정. 카메라를 들고 개찰구 쪽을 바라보았다. 간이역 느낌이 물씬 풍겼다. 개찰구에서 역무원 아저씨에게 '다자이후? 도코?'라고 여쭤보니 오른쪽으로 돌아서 쭉 앞으로 가기만 하면 다자이후라고 친절히 역 앞까지 따라 나와서 열심히 설명해주셨다. 역무원 아저씨의 친절한 안내를 받은 후 주위를 둘러보았다. 단독 주택과 낮은 건물이 많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한국의 한적한 도시 외곽의 풍경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거리에 쓰레기가 없어서 그런지 한국보다는 좀 더 정돈된 모습이기도 했다. 다자이후 방향으로 20미터 정도 올라가니 중고딩들이 무더기로 보였다. 다자이후는 '시험 잘 보게 해 주세요' 기도하는 곳 이라서 학생들이 시험 전에 많이 들..

후쿠오카 - 덴진 역에서 다자이후 역으로

기차 맨 앞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기관실이 개방되어 있어서 내부도 직접 볼 수 있었다. 기관실 내부의 모습이다. 내부 모습 뿐만 아니라 기차의 낡은 외관부터 시작해서 기관사가 빨간색 수기를 흔들어 출발 신호를 주는 모습, 느긋하게 운전하는 모습, 정차 후 승객들이 있는 쪽으로 직접 나와서 정차역을 알리는 모습까지 어릴적 만화로만 보아 상당히 시골적이라고 생각하던 풍경이 실제로 내 눈앞에 있으니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도 들면서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이었다. 바로 맞은편 출입구 위에 노선도가 있었는데 한문맹인 나는... 한문이 있어서 왠지 보기가 꺼려지고 더 어지러웠다. 여튼 대충 추리해 보니 내가 탄 열차는 빨간색과 초록색 정류장에서는 오래 기다리고 파란색 정류장에서는 몇 초 쉬고 바로 출발하는 것으로..

후쿠오카 - 하카타 역에서 덴진 역으로

그럭저럭 아침을 때우고 본격적으로 일본 여행을 시작했다. 첫번째로 선택한 곳은 '다자이후' 그런데 다자이 후는 가는 방법이 조금 복잡했다. 지하철도 갈아타야 하는 것 같았다. 다자이 후로 가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하카타역 안에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로 갔다. '아노, 다자이후...' 라고 물어보니까 책상 서랍에서 다자이후로 가는 경로가 복사된 A4용지를 건내주시더니 '다자이후는 여기서 여기로 .. 그리고 여기서 내리면 되므니다' 라고 말씀해주셨다.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나보다. 설명을 듣고 A4로 복사된 지도도 받았다. '땡큐' 인사를 하고 종이를 들고 개찰구로 향했다. 개찰구에서 프리패스를 보여주니 역무원들이 친절하게 인사하며 길을 터주었다 하카타역 승강장으로 들어섰다. 스크린도어 설치전의 한국 지하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