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독서감상 8

욥기 - (완: 2015-03-07)

고대의 현인들, 중세 일류 철학자들 모두 하나같이 입을모아 우리들에게 말한다. '아는 척 하지 말 것.' 맞다. 이 순간에도 기하급수적으로 팽창 중인 우주. 그 우주 속 티끌만도 못한 존재끼리 뭐 그리 잘났고, 잘 안다고 '내가 더 낫다'느니 '네가 더 못하다'느니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있는 것인가? 그 옛날, 소크라테스는 절대 지존급 논리로 자신 앞에서 아는척 재는 영혼들을 영혼까지 털어버렸고 세계적 철학자 데카르트는 겸손한 자세로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니 함부로 나대지 맙시다.' 설파했다. 욥기에 나오는 하나님의 말씀도 마찬가지였다. '피조물인 주제에 너희는 아는 척 좀 그만 해라' 그 '아는 척'은 당대 최고의 현자였던 '욥'에게도 해당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욥에게 부지불식간 찾아온 극심한 불행과 고..

전도서 - (완: 2015-02-23)

난 기독교 신자다. 0 살 때 부터 지금까지 교회에 거의 매주 출석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매우 독실한 모태 크리스챤이다. 하지만 나는 현대 교회 문화에 매우 심각한 염증을 느끼고 있으며, 요즘은 '차라리 매주 조용한 곳에서 혼자 예배를 드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다니던 교회의 내분으로 인해 가족 전부가 해당 교회에 출석하지 않게 되었고 현재 나는 여러 교회를 전전하는 떠돌이 신세. 상황이 이러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내가 보는 교회는 말 그대로 '시장판'이다. 신도를 가장한 보험팔이, 차팔이, 결혼팔이, 폰팔이 장사꾼들만 부지기수로 늘어나고있다. 그들은 교회 구석구석 쌍심지를 켜고 돌아다니다가 이놈 뭐 좀 팔아먹을만한 놈이다 싶으면 슬..

미합중국 헌법 - (완: 2015-02-23)

헌법을 읽으면 해당 나라의 입법, 행정, 사법의 틀이 어떤식으로 잡혀있는지, 그 틀을 기초로 하여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기본적인 감을 잡을 수 있다. 즉, 국정 운영 시스템의 기초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 기초라... 학문, 기술, 스포츠, 인생, 그 어느 부분에서든 '기초'가 중요하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어떤 최첨단 학문&기술, 스포츠 스타, 성공한 인생, 그 화려한 모습 뒤편에는 항상 탄탄한 기초가 자리잡고 있다. 미합중국 헌법은 현재의 미국을 존재하게 한 기초적 설계도라는 것에 큰 의미가 있겠다. 그 탄탄한 헌법적 기초 위에 현재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존재하는 것이다. 사실 그 설계도를 더 깊게 파고들면, 헌법에 스며들어있는 철학적 인문학적 역사적 내용들도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지만 너..

미국 독립 선언문 - (완: 2015-02-12)

앞으로는 책을 읽고나서 감상문은 무조건 길게 써보리라 마음먹었었는데 뭐 할 말이 있어야 말이지... 공산당 선언도 그렇고 미국 독립 선언문도 그렇고 페이지로만 보면 큰 종이로 1~2페이지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당대 최고 브레인이 한 단어 한 단어 절대장인적 연금술로 만든 선언문이라는 것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겠지만 글 속에 들어있는 그 의식적 무의식적 산물을 캐내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감상하고 감동받기에는 내 능력이 너무 모자란 듯 싶다. '독립 선언문' 자연법을 내세워 신과 자연과 국민 앞에 우리 모두는 평등하다고 외치다! 평등이라... 어쩌면 나에게 평등은 공기와도같이 당연한 느낌이어서 독립선언문이 그렇게 와닿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2015년 2월 12일! 4 년 간 짝사랑하던 그..

파이돈 - 플라톤 (완: 2015-02-10)

파이돈, 삶과 죽음, 영과 육에 대한 수학적이고도 철학적인 토론. . 다음(Daum)에 '금욕주의자' 라는 카페가 있었다. 카페지기의 개인 사정으로 지금은 폐쇄된 상태. 파이돈을 읽으니 당시 그 카페에서 금욕을 위해 심신을 수련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 '모든 쾌락과 고통은 영혼을 육체에 굳게 결합시키는 못과 같지. 때문에 영혼은 육체가 생각하는 것과 똑같이 생각하고 육체가 좋아하는 것을 똑같이 좋아함으로써 육체와 똑같은 습성을 가지게 되어 결코 정화된 상태가 되지 못하네.' 금욕을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인간을 영(靈)과 육(肉)으로 나누어야 한다. 육은 세상의 쾌락을 추구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영은 그 추구하는 쾌락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세상은 육을 꾀기 위하여 더 자극적인 것을 생산..

향연 - 플라톤 (완: 2015-02-10)

-그렇다면 우리는 간단히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간은 좋은 것을 사랑한다' 라고? -그럴 수 있을 거에요. -그렇다면 거기에 한마디 더 붙여 '인간은 좋은 것을 소유하기를 사랑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거기에 '인간은 좋은 것을 소유하기를 사랑할 뿐만 아니라 영원히 소유하기를 사랑한다' 라는 말을 덧붙이면 어떨까요? -그것 역시 덧붙여도 좋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말한 것을 종합해서 말한다면, '사랑이란, 좋은 것을 영원히 자기 자신의 것으로 소유하기를 원하는 것'이 되겠군요? -옳은 말씀입니다. 소크라테스는 매우 수학적 논리적으로 상황과 주제를 분석한다. (위 대화는 디오티마가 이끌어가는 대화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 일반 대중(大衆)은 어..

군주론 - 마키아벨리 (완: 2015-02-05)

교과서는 '착한 흥부는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로 흥부전을 마무리하지만, 현실 세계는 조금 다르다. 선한 사람은 짓밟히고, 악한 사람은 올라선다. 흥부에게 박을 물어다주는 제비는 말 그대로 동화 속에나 있는 존재이다. 흥부는 대대로 판자촌 흥부로 남아있을 뿐이고, 놀부는 타워팰리스 15F 로얄층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와인에 목을 축이고 있다. 흥부가 판자촌을 벗어날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악'해질 필요성이 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착함'을 버릴 필요성이 있다. 멍청하게 웃는 얼굴로 타워팰리스 앞에서 '놀부성님 좀 만나러 왔습죠.' 하면 경비에게 주걱 싸대기를 맞을 뿐이다. 흥부는 마음을 굳게 먹고 러시엔캐시 대출을 받아서라도 재산분할 청구소송에 들어가야 한다. 양복..

공산당 선언 - 마르크스 (완: 2015-01-21)

공산주의는 이미 패배하여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공산당 선언에서 얻을 것은 이미 사장된 공산주의에 대한 개념과 환상이 아니라, 자본주의에 대한 마르크스의 통찰력이다. 마르크스가 공산주의를 통해 막고자 했던 '자본주의의 폭주'는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고, 나는 좋든 싫든 자본주의에 예속될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있다. 그러므로 나는 책(선언)을 읽을 때, 다른 것 보다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어떻게 해부하는가?' 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한다. 그 후, 공산당 선언 속에 담긴 자본주의의 핵심을 파악하고 그 핵심을 실생활에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본주의를 이용하여 상대적 프롤레타리아에서 상대적 브루주아로 옮겨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도 찾아야 한다. 그런데 그 길은 참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