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카티푸난 3

카티푸난 세비어빌2, 에스테반 아바다, KFC (2019 필리핀 마닐라 여행기 - 05)

일단 숙소에서 씻었다. 한국에서 급하게 출발하느라 안 갖고 온 것들이 많았다. 치약도 안 갖고왔고, 샤워타월도 안 갖고왔고, 클랜징 폼, 바디 샤워도 안 갖고 왔다. 그래도 필리핀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다행이었다. 잠깐 숙소 침대에 누워서 쉰 후, 본격적으로 카티푸난 추억여행을 시작했다. 먼저 카티푸난 대로 끝 부분에 있는 세비어빌2(Xavierville2)로 들어가보려고 했다. 왜냐하면 내가 필리핀에 있을 당시 약 5개월 정도 머물던 집이 세비버빌2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추억이 있던 장소여서 꼭 한 번 다시 방문해보고 싶었다. 세비어빌2 입구를 지키고 있는 가드 아저씨에게 '혹시 들어가서 집 구경을 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가드는 '안 된다'고 했다. '출입명부에 이름만 적고 들..

카티푸난 오라클(Oracle) 호텔&기숙사 (2019 필리핀 마닐라 여행기 - 04)

다른 숙소를 둘러보기 위해 카티푸난 거리(Katipunan St.)로 나왔다. 8년이 지났지만 특별하게 바뀐 부분은 없었다. 자동차들은 변함없이 시끄럽게 빵빵거리면서 대로를 질주했다. 사라진 레스토랑이 몇몇 있기는 했지만 KFC, Yellow Cab, Kenny Rogers, Shakeys, Jollibee같은 유명 프랜차이즈들은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역시 큰 기업이 오래간다... 예전 기억을 더듬어 근처의 다른 호텔로 찾아가보았다. 호텔 이름은 오라클(Oracle)이었다. Oracle은 기숙사와 호텔이 분리되어 있는 구조다. 오라클도 내 기억이 맞다면 8년 전에는 지어진지 얼마 안 된 건물이었다. 당시에 MyPlace 기숙사에서 머물까 Oracle 기숙사에서 머물까 고민하다가 MyPlac..

카티푸난 My Place를 가다 (2019 필리핀 마닐라 여행기 - 03)

카티푸난(까띠뿌난, Katipunan)에 내려서 예전에 내가 숙소로 사용하던 곳을 둘러봤다. 마이플레이스(My Place)라는 곳이었는데 당시에 상당히 깔끔하고, 안전하고, 학교와 가깝다는 이점이 있어서 3개월 정도 머물렀던 기억이 난다. 세월이 지난 지금도 깔끔함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예전만큼 번쩍번쩍한 느낌은 아니었다. 세월이 많이 흘러서 그런지 확실히 외관도 그렇고, 숙소 내 가구들도 그렇고 빛이 바래있었다. 문득, 과거 마이플레이스(My Place)에서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잠시 잊고 있었던 순간들이 반가우면서도 한켠으로는 슬픔을 느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때 그 시절과 속절없이 흘러버린 세월이 갑자기 서러워져 그랬나보다. 직원에게 10..